[sbbB] 38
<더 시즌즈>, 독특한 개성을 글꼴 안에 담아내는 법
글꼴에 개성을 담는 방법에 대하여
시즌 1~4 타이틀 디자인: 채희준 디자이너
시즌 5~6 타이틀 디자인: 김지혜 디자이너, 이선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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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bB] 37
로고가 없는데 로고가 보이게 만드는 법 - IKEA(이케아)
이케아도 철학이 튼튼한 브랜드인 걸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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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bB] 36
로고가 없는데 로고가 보이게 만드는 법 - BIC(빅)
우리 모두 한 번 쯤 사용해 본 BIC 볼펜, BIC은 어떻게 브랜드 철학을 담아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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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10
크린토피아, 작은 변화로 큰 전환을 끌어내는 리브랜딩
리브랜딩이란 단순히 기존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맹목적으로 ‘다시 새롭게’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중요한 기업의 정체성과 고객의 니즈, 취향 등을 놓치기 십상이다. ‘다시 새롭게’의 기준은 기존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본질이 흔들릴 정도로 디자인이 바뀌어 버리면,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정체성과 이미지를 스스로 없애는 것과 같다. 따라서 리브랜딩을 할 때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파악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정체성은 바꾸지 않되, 트랜드에 뒤떨어져 보이는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바꾸기만 해도 브랜드 전체의 인상이 새로워지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크린토피아는 1992년에 설립되어 국내 세탁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브랜드다.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늘날에는 의류뿐만 아니라 운동화, 이불, 모자, 가방 등 다양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의 니즈로 태어난 국내 대표 세탁 브랜드지만, 30년이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캐릭터나 로고, 홍보물 등의 디자인이 일관성 없이 전개되고 있었다. 디자인의 혼란은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크린토피아만의 비주얼 시스템을 재정의하여 이미지를 개선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디자인 시스템을 정비했다. 현 프로젝트에서는 크린토피아의 다양한 서비스를 포괄할 수 있는 고유의 디자인과 톤앤매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일관적으로 정리하여 전체적인 브랜드경험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주력했다. 기존의 일관되지 않은 시각 언어를 정리하여 크린토피아만의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전달 목적의 디자인을 개선하여 더욱 쉽고 간편하게 크린토피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일관된 브랜드 디자인을 확립하고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추구했다.
◼ 낯설지 않게 변화하기, 친절하게 진화하기
크린토피아는 3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국내 세탁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 때문에 업계 1위 브랜드라는 시장 인지도와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선점을 모색하였다. 크린토피아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번째, 최첨단 설비와 재료 사용, 업계 최초 클리닝 스쿨 설립, R&D 센터 운영 등 전문성을 갖춘 세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 기존에 사용하던 크린토피아의 캐릭터, 컬러 등의 디자인 요소가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다. 이는 곧 크린토피아가 가진 자산이다. 크린토피아의 정체성 안에서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톤앤 매너를 명확히 정의하고, 디자인 시스템을 정리하여 완성도 있고 일관적인 브랜드 경험 설계를 목표하였다.
오늘보다 깨끗한 내일, 세탁문화의 변화를 통한 더 나은 일상의 케어, 삶을 만족시키는 서비스. 이는 세 가지로 정의한 크린토피아의 핵심 가치이다. 핵심 가치는 ‘세상을 깨끗하게, 생활을 풍요롭게’라는 브랜드 에센스로 함축된다. 크린토피아만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디자인의 세부 원칙을 세웠다. 우선, 깨끗한 이미지의 표현과 전달을 위해, 선명한 컬러와 밝은 이미지를 사용한다. 깨끗함은 곧 명료하다는 것과 연결이 되므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심플하고 명확한 아이덴티티, 그래픽으로 표현한다. 친절하고 활기찬 분위기의 디자인을 구성하여 고객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시각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기업이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크린토피아의 캐릭터와 색상은 브랜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요소였다. 최소한의 개선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오래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캐릭터와 간판에 사용된 서체를 모던한 방향으로 다듬고, 기존 워드마크의 복잡해 보이던 U라인을 정돈했다. 정돈된 그래픽은 포스터, 안내판 등 고객들과 만나는 다양한 브랜드 어플리케이션에서 아이덴티티로 활용되었다.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의 전반적인 인상은 이전과 비교하여 훨씬 세련되고 젊어진 분위기로 변했다. 리브랜딩은 이전보다 한층 세련된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옷을 갈아입는 사소한 변화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다른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오래된 브랜드가 낡아 보이거나 트랜드에 뒤처진 느낌이 든다면 기존의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리브랜딩 전략을 시도해 보자.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새로움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ARTICLE 09
BITTER BETTER,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반영한 캐릭터 브랜딩 전략
최근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펭수, 카카오프렌즈, 무직타이거 등 그 자체가 브랜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끄는 캐릭터들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더불어 브랜드의 고유한 캐릭터를 개발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사례도 점점 많아졌다. 진로 소주의 ‘두꺼비’나 당근마켓의 ‘당근이’ 캐릭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캐릭터를 활용하는 이유는 캐릭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정서적인 반응을 하거나 매력을 느끼는 등 감정적으로 혜택을 얻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캐릭터의 옷을 입으면 무형의 서비스는 마치 살아있는 대상과 교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는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호감을 지속적으로 심으며,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생성시킨다.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중 주요 매출을 이루는 시장은 ‘홍삼’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홍삼 시장 규모는 1.5조 원에서, 많게는 2조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는 타 건강식품 시장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큰 시장이니만큼 기존 브랜드들끼리는 물론이거니와 새로운 브랜드들의 출시로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걷는 홍삼 브랜드 ‘비터배터’가 있다. 비터배터는 30여 년간 홍삼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 온 기업 ‘홍삼가 건보’에서 이 시대의 젊은 층인 ‘MZ세대’를 대상으로 출시한 새로운 홍삼 브랜드다. 따라서 ‘나이 든 사람만 먹는다’는 고정관념과 예스러운 디자인으로 쌓인 부정적 선입견을 타파하여, 매력적이고 트랜디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목표했다. 최근 들어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에서 홍삼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독특한 전략을 세워 새로운 홍삼 브랜드를 선보인다면, 홍삼 시장의 새로운 타깃인 젊은 층을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브랜드 메시지와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여 긍정적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MZ세대에 어필이 가능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자 하였다.
◼ 고라니 캐릭터를 활용한 위트있는 브랜드의 탄생
최근 20·30세대에서 건강은 트렌드가 되었다. 홍삼 시장의 오랜 소비층은 중장년층이었으나, 새로운 소비자들의 유입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는 여전히 홍삼에 대한 선입견과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MZ세대의 홍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타깃층의 심리를 세밀히 분석하였고, 비터배터가 나아갈 수 있는 브랜드 방향을 제시하였다. 홍삼은 그들에게 실질적인 효능・효과를 기대하고 섭취하는 제품이기보다는 건강 예방 및 자기관리, 심리적 만족을 위한 식품이었다. 따라서 원료나 효능 및 제품의 기능에 방점을 두는 기존 마케팅 방식으로는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MZ세대의 특성은 자신만의 취향, 가치, 신념 등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소비도 그에 따라 이뤄지고 있었다. 따라서 ‘좋은 건강기능식품 홍삼’을 표현하기보다는 ‘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아이템’인 라이프스타일 홍삼 브랜드로 방향성을 설정하였다.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를 ‘나에게 의미 있는 취향과 감각’, ‘일과 삶의 균형’, ‘삶의 밀도’로 정하여 취향을 존중받고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기호를 만족시키는 브랜드가 되길 기대했다.
홍삼이 지닌 한국적인 이미지를 드러내며 한자나 전통 문양을 넣지 않고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일일일삼’, ‘내몸애내숨애’라는 재치 있는 네이밍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와 어울리는 친근한 캐릭터를 제작하여 전통적인 홍삼 이미지를 탈피하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에 힘썼다.
캐릭터의 모델은 홍삼이 지닌 한국적인 이미지가 반영될 수 있는 동물이어야 했다. 고민 끝에 ‘고라니’가 채택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지만, 국내에는 아주 흔한 동물이라 한국을 대표할 수 있었다. 두 마리의 고라니는 각 ‘비터’와 ‘배터’를 상징하며, 상반되는 것처럼 뉴트로 카툰 스타일에 맞추어 위트있게 표현하였다. 홍삼 잎 모양의 우산을 쓰고 달리는 동작은 홍삼의 전체적인 형상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복고풍의 컬러와 스타일은 오랜 시간 달려온 기업의 역사적 가치를 전하기 위함이다.
개발된 캐릭터는 로고, 패키지, 홍보물 등 여러 상황의 디자인에 맞추어 적용되었다. 패키지는 환경을 고려하며, 사용자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한솔제지의 특수한 종이를 사용하였다. 기존의 과대 포장 패키지에 비해 부피도 줄일 수 있으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스레 빈티지함이 드러나는 재질의 특성으로 레트로 스타일과 잘 어우러지게 만들었다. 비터배터는 출시 이후 예상대로 젊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패키지 덕분에 어린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고 하는 소비자들의 후기가 눈에 띈다. 정형화된 틀을 깨고 새로운 타겟을 분석하여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 콘텐츠를 개발한 것이 비터배터의 성공의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ARTICLE 08
DEXQUARE, 로고가 없어도 로고가 보인다
로고가 없는데 로고가 보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일반적으로 로고는 특별히 디자인된 문자 브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통용된다. 로고는 간판이나 명함에 사용한다. 사업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들 정도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브랜드 디자인에서 로고가 가지는 비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브랜드를 사람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로고는 얼굴이다. 물론 얼굴은 중요하지만, 그가 사람의 전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패션, 성격, 목소리 등 다양한 요소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듯, 브랜드의 인상도 그래픽, 컬러, 무드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나타난다. 모자를 푹 눌러써 얼굴을 가린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뉘앙스나 분위기는 감추지 못한다. 브랜드도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로고가 없더라도 브랜드의 분위기나 메시지, 철학, 가치관을 읽을 수 있어야 잘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C 그룹’과 ‘POSCO’의 합작 브랜드인 덱스퀘어는 국내의 건설 및 인테리어 등의 신규시장 개발과 함께 수출도 진행하는 전문 건설 자재 기업이다. 그동안 기업에 납품만 해오던 방식의 B2B 시장뿐만 아니라 개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건축 내장재를 판매하는 B2C 사업까지 확장했다. 화재에 강하며 항균 및 낙서 방지를 갖춘 친환경 스틸 강판, 고해상도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다양한 질감의 연출이 가능한 아트 강판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품들은 대리석, 타일, 벽지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간 산업용으로 사용되어 온 철강 건축자재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낯설었다. 덱스퀘어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강판 개발과 함께 개인의 일상생활에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자 했다. 소비자가 직접 인테리어 소재를 선택하여 자신만의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전략이었다. 새롭게 론칭되는 덱스퀘어만의 유연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 표현을 위해 우리는 브랜드의 특성과 가치를 정의하고, 네이밍을 포함한 전반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하였다.
◼ Design your square
철강 자재는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제품은 아니지만, 우리의 삶과 늘 함께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철강 자재. 이를 고려하여, 더욱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 아래에 컨셉과 네이밍,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하였다. 우리는 컨셉 구상을 위해 덱스퀘어 상품의 특징에 주목하였다. 이들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틸 내장재를 생산하는 브랜드이며, 나만의 스타일로 공간을 현명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하고 유연한 브랜드다. 두 가지 특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컨셉은 ‘Design your square’이다. 브랜드의 특성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표현함에 집중하였다. 컨셉과 같은 맥락으로 개발한 브랜드명이 바로 ‘덱스퀘어’이다. 브랜드 이름은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함으로, 친근함을 전달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덱스퀘어는 ‘Design’과 ‘Square’의 합성어로, ‘나만의 다양한 스타일로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 단계에서는 덱스퀘어의 스펠링 중 ‘X’를 활용하여 공간의 의미를 담아내는 데 집중하였다. ‘X’는 무한하고 다양한 미지의 숫자를 의미한다. 이를 작은 스퀘어 조각으로 이루어진 형태로 개발했다. 각 조각에 분해되고 확장되는 성질을 부여했으며, 유연하고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 디자인의 특성을 나타냈다. ‘X’는 고정적인 모습이 아닌, 크기나 위치에 가변성을 주어 ‘소비자들의 기호대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철학을 전달하며 유연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이와 함께 격자무늬의 그리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였다. 그리드 디자인 또한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디자인의 상황에 따라 비율과 레이아웃이 자유자재로 변경되는 시스템 가이드를 적용하여 다채로운 공간을 설계한다는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브랜드 컬러는 어떤 스타일의 공간이라도 구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의 표현을 위해, 세상의 모든 빛깔을 담고 있는 블랙과 홀로그램 컬러를 메인으로 설정했다. 더불어 철강 자재를 상징하는 그레이 컬러를 보조 색으로 활용하였다.
덱스퀘어의 브로셔, 리플렛 등 홍보물의 그래픽들은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리드를 중심으로 로고가 보이지 않아도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일관된 스타일과 의미를 충분히 전달한다. 덱스퀘어는 아이디어두잇의 철학, ‘로고가 없는데 로고가 보이는 디자인’이 잘 드러나는 작품 사례이다.
ARTICLE 07
GOURI, 사람을 닮은 브랜드는 생동감 있는 정체성을 가진다.
브랜드를 만났을 때, 특정 이미지나 분위기에 끌려 단골 손님으로 변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브랜드 페르소나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란 브랜딩 전략 중 하나로, 브랜드를 사람으로 가정하여 특정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페르소나는 가상의 인물 또는 실제 인물이어도 상관없음) 브랜드에 어울릴 만한 성별, 나이, 직업, 성격 등 기본적인 특징부터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새, 취미생활 등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까지 브랜드 개성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형성된 페르소나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전략을 세운다. 여성스럽고 우아한 이미지, 세련되면서도 시크한 무드, 힘 있고 마초적인 남성 등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말을 건넬 수 있으며, 브랜드는 마치 실제 사람처럼 입체적이고 생기있는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페르소나는 브랜드를 선호할 만한 특정 타겟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 또한 자연스럽게 조성할 수 있도록 도우며, 이를 통해 팬덤이 형성될 수도 있다.
고우리는 혁신적인 특허 기술을 가진 의료기기 전문 기업 ‘덱스레보’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필러 브랜드다. 덱스레보는 검증된 전문 기술을 가졌으며, 깊이 있는 태도로 아름다움을 연구한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인 PCL을 액상화한 필러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필러는 미립자 없이 액상으로 존재하므로 피부에 주입하면 얼굴에 골고루 분산되는 장점을 지니며, 콜라겐을 효과적으로 생성시키는 기능을 갖추었다. 피부 속부터 차오르는 ‘가장 자연스러운 미’로 젊음과 아름다움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우리의 혁신적인 기술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었다.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K-BEAUTY의 힘과 결합하여 한류열풍이 부는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 페르소나 기법을 활용하여 필러 브랜드와 한국의 미를 연결하는 컨셉과 메타포를 개발하고, 브랜드 통합 솔루션을 제안하였다.
◼ 페르소나로 구축한 고우리의 컨셉
브랜드가 어떠한 철학을 가졌는지 파악하고, 소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페르소나 전략을 사용하기로 했다. 고우리의 제품은 피부 깊숙이 콜라겐을 주입하여 피부 탄력을 높이고,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아름다움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의 특징을 토대로 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적인 아름다움을 겸비한 ‘외유내강 미를 가진 여성’을 페르소나로 삼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럽고 친절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절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내면의 카리스마를 지녔다. 자신만의 고집과 강단이 있어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성격이며,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창의적인 일에 도전한다.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빛나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가상의 페르소나를 토대로 인물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단아하게 비녀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침착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카리스마와 강단이 있으며, 블랙 컬러의 시크한 한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일 것이다. 이렇게 도출된 페르소나는 곧 고우리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컨셉이 된다. 고우리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미의 모습을 외유내강의 아름다움이 담긴 ‘한국의 미’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강인한 블랙 컬러를 통해 고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표현하며, 한복이 가지는 부드러운 곡선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비녀는 고우리의 브랜드 컨셉과 철학을 견고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요소이다. 고객을 위한 굳건한 신념과 자신감 있는 태도는 세상에 나가기 전 여인이 비녀를 꽂으며 매무새를 가다듬는 모습과 닮았다. 그뿐만 아니라 비녀의 가늘고 긴 형태는 고우리 제품인 필러의 외적인 측면과 닮았으며,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한다는 내적인 의미와도 상통한다. 이러한 특징은 브랜드 서체에서도 드러나는데, 획의 곡선은 섬세하지만, 끝은 날카롭게 처리하였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내유외강의 면모가 서체에 담겼다. 비녀의 형상은 직접적으로 형태를 노출하기보다는 상징적인 그래픽 요소를 활용하여 은유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그래픽들은 패키지, 웹사이트, 홍보물 등 브랜드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며, 기획 단계에서 의도하였던 페르소나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브랜드를 인물이라 생각한다면 그들만이 가진 특징을 찾아내고 이미지로 표현하기에 용이하다. 나만이 가진 브랜드의 이미지는 무엇일지 찾아보자.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호소력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잠재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전달할 수 있다. 더불어 이미지에 브랜드의 철학과 의미를 담는다면, 브랜드의 스토리와 메시지까지 고객에게 쉽
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ARTICLE 06
안지아로,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공간의 경험
사람들은 삶을 살며 쌓아온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을 판단한다. 우연히 사용해 본 제품이 마음에 든다면 동일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다시 찾게 될 확률이 높다. 특히 공간을 운영하는 브랜드에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클릭 한 번으로 나타나는 온라인 세상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세심한 공간 설계가 필요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메뉴판을 보고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음식을 먹는 등 다양한 행동을 통해 사람들은 공간에 대해 인지하고 감정을 지니게 된다. 긍정적인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신뢰감을 생성하며 재방문 가능성을 높인다. 이를 제공하기 위해 공간에서 일어날 사람들의 행동이나 동선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험에도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안지아로는 강아지의 습성과 행동에 기초한 강아지 카페다. 외국 생활을 하며 강아지와 더불어 사는 삶을 꿈꿔온 클라이언트는 해외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 반려견 ‘아로’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한국은 강아지와 함께하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고, 반려견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외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에 실망했다. 해외의 사례를 경험한 그는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탄생하기를 꿈꾸며, 강아지들이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다니는 도심 속 환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편하게 산책하기 어려운 도심 환경, 제한된 공원 시설 등 반려견 문화가 부족한 국내에서 강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강아지 카페다. 이마저도 바닥이 미끄럽거나, 강아지들이 다칠 수 있는 시설이 많으며, 주인과 교감하기보다는 강아지들끼리 방치되는 등 많은 문제가 보였다. 안지아로는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반려견이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교감하며, 편히 휴식하고 때로는 반려견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 강아지와 인간의 공생을 위한 카페 공간의 설계
안지아로는 ‘강아지와 인간이 함께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을 나누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공간의 구성과 설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일반 시설과 달리, 사람과 강아지 모두를 위한 공간인 만큼 방문자들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일 순위였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아지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우레탄 바닥재를 사용하여 강아지들이 실내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했고, 강아지들이 소파와 의자와 부딪혀도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가구의 쿠션 깊이를 디자인하였다. 또한, 테라스의 바닥에 부드러운 인조 잔디를 설치하여 강아지들의 발바닥이 다치지 않게 하였다. 더불어 강아지와 인간이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안지아로는 대구수목원과 가까우며, 푸른 산이 둘러싸인 곳에 있다. 실내와 이어지는 넓은 테라스 천장에는 자동 선루프 시스템을, 벽면에는 개방감이 느껴지는 자동 스크린을 설치하여 실내에서 숲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비, 바람, 추위 같은 날씨 및 외부 환경에 상관없이 이용하도록 설계했다. 날이 좋으면 벽면의 창을 모두 개방하여 야외 피크닉을 하듯 공간을 즐길 수 있으며, 햇빛이 강할 때는 선루프로 그늘을 만들어 뜨거운 볕과 자외선 노출을 막았다.
안지아로의 디자인은 가게 주인과 그의 강아지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녹여내었다. ‘안지아로’라는 이름에서부터 브랜드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클라이언트 이름의 일부인 ‘안지’와 반려견의 이름인 ‘아로’를 합쳐 만든 네이밍이다. 일러스트로 그려진 주인과 반려견의 애틋한 모습은 공간의 곳곳에 배치하여 친근감을 높였다. 강아지와 인간이 함께 아치문을 넘나드는 모습은 그래픽 모티브로 활용하여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강화하였다. 아치문은 강아지의 집에 흔히 사용되는 직관적인 문 형태이기도 하지만 강아지와 인간을 이어주는 문이자, 자유로운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의미의 상징적인 문이기도 하다.
안지아로의 공간은 기획부터 시공, 설계, 디자인 등 모든 부분에서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편안한 휴식을 경험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도심 속에서 자유를 느끼고 싶을 때,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을 때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찾아와 보호자는 편히 휴식을 취하고 반려견은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ARTICLE 05
경주아화전통국수, 직관이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
‘직관’이란 무엇일까. 단계를 거쳐 생각하거나 추론하지 않고 곧바로 머릿속에서 작용하는 인식이다. 브랜드가 직관을 가지면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할 수 있다. 고객에게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도 한눈에 어떤 브랜드인지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 그것이 바로 직관을 가지는 디자인의 힘이다.
故 ‘김방구’ 옹은 1968년, 고향인 경주 서면 아화에서 국수 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별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밀, 소금, 물로만 반죽하는 경주아화전통국수는 2대째 전통적인 자연건조방식을 고집한다. 쉽게 퍼지지 않는 면과 국수 맛을 한결같이 유지하기 위해 사계절 자연이 주는 빛, 바람과 고군분투한다. 완벽한 면을 세상에 내놓으려 자신의 삶을 오롯이 바친 장인은, 50년이 넘는 오랜 시간과 노하우를 국수 한 가닥에 담아낸다.
◼ 50년의 긴 이야기를 한 가닥의 선으로 풀어내다.
우리는 아화국수만이 가진 면 제조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처음 기획하였던 컨셉은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오늘날에도 전통성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표현하려 했다. 그러나 민화의 다채로운 색감들과 화려한 도상들은 ‘국수 면’보다 민화로 치장된 겉모습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웠다. 아화국수는 화려한 음식이 아니다. 소박하지만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의 본질에 집중한 국수다. ‘Less is more’. 클리셰 같은 말이지만, 장식을 덜어내고 ‘아화국수 자체’를 표현하는 방법이 브랜드를 더욱 빛내리라 확신했다. 그리고 길게 뻗어 내려오는 국수 가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컨셉이 채택되었다.
하나의 선은 단순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준다. 길게 뻗친 선은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며, 국수의 형태적 특징을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다. ‘쉽게 이해되는’ 형태는 곧 접근성과 친숙함을 높이는 전략으로 사용된다. 소비자가 구태여 알려 하지 않아도 매장 곳곳에 있는 기다란 선을 보게 되면, 국수의 면을 저절로 떠올리게 될 테니까. 더불어 국수 한 가닥에는 아화국수의 50년 전통과 철학, 노하우, 맛, 등 아화국수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 이를 위해 국수 가닥에 글자를 입혀 아화국수의 이야기를 풀었다. 이는 아화국수의 독특한 그래픽 요소로 자리 잡으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브랜드 스토리를 드러냄으로, 소비자들이 이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브랜드를 더욱 풍부히 경험하도록 설계했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미지와 스토리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는다. 브랜드가 가진 핵심 가치를 쉽게 연상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한다면, 사람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ARTICLE 04
키친툴, 철학을 다듬으면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 철학’을 만든다는 것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왜 이 사업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이 제품을 만들었는지 깊게 고민해 보자. 정직한 마음과 진심이 담겨 누구나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좋은 브랜드 철학이 될 수 있다. 그 본질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곧 브랜딩이다.
키친툴은 주방 도구를 판매하는 리빙샵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다. 본래 온라인에서만 물건을 판매하였으나, 오프라인 가게로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서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하게 되었다. 키친툴 대표님께서는 ‘대를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고 오래가는 주방용품만 엄선하여 판매한다’는 특별한 철학 아래에 가게를 운영하신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살림 도구, 여자들의 의미 있는 살림 이야기를 키친툴에 담아내고 싶다.”, “이 도마를 손님들께 소개해 드려도 될지 한참을 고민했다. 칼과의 합이 좋은지, 손목에 무리가 가는지, 관리가 쉬운지, 한참을 고민해 보니 이것보다 더 나은 도마를 소개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현재 유행해서 잘 팔릴만한 제품이나 인스타에 올렸을 때 예쁘게 보이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좋은 품질임이 입증되었을 때 고객에게 소개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매 이후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관리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살림 멘토 역할을 제공하는 셈이다. 더불어 살림살이를 주제로 하는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판매가 아닌, 살림에 대한 이야기를 고객과 나누고 소통한다.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흉내 낼 수도 없는 일이다. 사실, 좋은 퀄리티의 주방용품을 키친툴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키친툴 고객은 주방 도구에 대한 철학과 애정을 가진 사람이 판매하는 제품이며,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용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일부러 어떤 브랜드라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될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제품의 성능을 따지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으로 제품의 품질이 좋아졌다. 모두가 좋은 물건을 파는 시장 안에서, 더 이상 품질만으로는 고객의 눈에 띄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대신 사람들은 브랜드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꾸며낸 것이 아닌, 경영자가 생각하는 철학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감성이 만들어진다면 더욱 매력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브랜드 가치는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철학에서 저절로 묻어 나와야 하는 것이다.
◼ 업의 본질과 철학이 담긴 가치 있는 브랜드
아이디어두잇은 프로젝트 전 브랜드 에센스 발굴을 위해 사전 질문지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답변으로는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때문에 브랜드의 본질과 철학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곤 한다. 그러나 키친툴은 이미 좋은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가진 좋은 스토리를 다듬어 시각적으로 잘 반영하는 데에만 집중하였다. 키친툴의 주력 상품인 그릇이나 냄비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담다’라는 단어를 살펴보자. ‘담다’는 물체뿐 아니라 내용, 생각, 마음 등 추상적인 단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요리를 담다.’, ‘마음을 담다.’, ‘철학을 담다.’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여 키친툴이 지닌 철학을 언어와 그래픽으로 표현하였다. 빈 트레이의 형상이 때에 따라 냄비, 그릇, 컵 등, 담는 주방용품들로 변화할 수 있는 그래픽 모티브를 개발했다. 그래픽 모티프는 포스터, 사인물 등 여러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되어 키친툴을 잘 드러냈다. 더불어 제품 설명서까지 키친툴의 핵심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작했다. 제품 설명서에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편지지를 적용하여, 브랜드가 추구하는 진정성과 정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해당 프로젝트는 세계디자인공모전 ‘IF AWARD’에서 수상하여 우수한 디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좋은 철학이 담긴 사업은 브랜딩을 진행했을 때도 좋은 결과로 나타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프로젝트였다.
ARTICLE 03
한양대 Atech, 컨셉 속으로 이끄는 공간 디자인의 힘
브랜드에 대한 인상은 ‘경험’으로 결정되며, ‘경험’이 가장 극대화되는 곳은 ‘공간’이다. 요즘은 웹사이트, 메타버스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에서 브랜드를 만날 수 있지만, 오감을 자극하는 직접 체험이 가능한 곳은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이 유일하다. 화면을 통해 눈으로만 보는 경험과 직접 가게 문을 열고 공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은 다르다. 특히 인테리어와 가구는 인간의 행동을 끌어내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인테리어와 가구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브랜드의 컨셉과 일맥상통한 인테리어와 가구를 통해 현실과는 또 다른, 브랜드의 세계관으로 사람들을 데려갈 수 있다. 가구는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 컨셉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메시지를 던지는 수단이 된다.
한양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는 예술과 공학의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학과다. 언뜻 보면 에술과 공학은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두 학문의 뿌리는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아트&테크놀로지 학과는 근원이 같은 두 학문이 결합하여 탄생했으며, 데이터 분석과 인지과학 분야를 아우른다. 학과는 현대사회에서 예술과 기술을 다시 바라보고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자 한다. 학문의 융합이 중요한 이 시대에, 본과생은 생물학, 공학, 예술, 심리학, 역사학, 철학, 물리학 등 서로 다른 분야들이 충돌하고 결합함을 배우고 경험한다. 협동 연구의 기회를 가지며 각 학문의 융화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이해하는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여러 학문이 ‘융합’된다는 점은 아트&테크놀로지학과가 지닌 브랜드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다.
◼ 하나의 컨셉에 녹아든 공간과 가구의 어울림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주목한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학문 간의 ’융합’이다. 융합이란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되어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서는 각자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되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다. 마치 각기 다른 핵을 지닌 세포를 융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것처럼.
이에 영감을 받아 여러 물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세포융합’을 디자인 컨셉으로 정하였다. 여기에 조금 더 컨셉을 설명해 줄 장치로 예술과 공학을 잇는 기호인 ‘&(엠퍼샌드)’ 형상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나타내었다. 유연한 곡선의 이미지는 융합과 생성, 섞이는 자유로움을 표현하며, Art & Technology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심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계열의 색상이 뒤섞여 만들어지는 그라데이션 컬러로 표현하여 두 분야가 교차하는 과정과 융합을 표출하는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사용되었다.
기획된 학과의 컨셉은 학과 건물에 그대로 반영된다. 곳곳에 배치될 홍보 포스터나,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사인물까지 유기적인 곡선의 그래픽 모티브를 적용하였다. 이를 잘 활용하여 브랜드 메시지를 던지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학생과 교직원들이 브랜드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형성하였다. 특별히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컨셉을 가구디자인으로 충분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상업 공간에서는 간판이나 패키지 등의 시각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학교의 특성상 이를 활용하기가 어렵다. 대신, 가구는 교내에서 가장 눈에 띄며 학생들과 접점이 많은 시각 매개물이었다. 이 점을 활용하여 ’융합‘이라는 컨셉을 가구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녹여냈다. 가구 전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곡선을 강조한 가구를 제작하였다. 가구의 배치와 함께 공간의 곳곳에 컨셉이 적용된 포스터를 함께 두어 더욱 컨셉을 강화하였다. 시각물에 국한하지 않고, 가구에도 브랜딩을 확장함으로써 학과의 방향성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공간은 분위기를 만든다. 학생들 또한 이러한 공간 속에서 자극받고 학과가 추구하는 근본적인 연구 방향을 되새기며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ARTICLE 02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축제에도 브랜딩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한 해 열리는 축제는 과연 몇 개일까? 매해 조금씩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약 1,000개 내외라고 한다. 다양한 축제를 표현하는 그래픽은, 때로는 어디선가 본 듯하고, 낯익은 디자인이라 느낄 때가 있다. 경제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제고는 축제의 중요한 목적이다. 그러나 다른 행사와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면, 축제만이 가진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각 축제의 본질과 정체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축제는 분명한 개최 이유가 있다. 축제의 본질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며, 그로부터 기획과 컨셉,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다. 축제는 스토리텔링으로 대중에게 더욱 쉽게 다가가며, 호기심을 생성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사업에만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축제에도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이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대구에 ‘오페라의 도시’라는 별칭을 안겨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오페라 축제다. 대구는 근대 서양음악이 유입된 이후로,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더불어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개관과 함께 서울 외 지방 도시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 공연이 개최되고 있는 지역이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최대 규모로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축제의 가치와 명성에 비해 정체성은 미비한 상황이었다. 축제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만한 자산이 없어, 로고와 홍보물의 그래픽이 매년 다른 컨셉으로 바뀌었다. 매년 시시각각 변하는 다른 분위기의 이미지 노출은 행사를 접하는 시민들에게 의도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축제에 대한 인지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함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추구하는 철학을 관객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축제로 만드는 것을 목표했다.
◼ 본질을 찾는 축제 디자인
우리는 대중에게 축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다른 축제와 확실히 구별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자 하였다. 특히 오페라는 다른 음악 장르에 비해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페라만의 특징을 분명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브랜딩 과정에서 대구오페라축제만이 가진 가치와 메시지를 찾고, 축제의 명확한 방향성과 철학을 대중들에게 알리며, 국제적 명성에 걸맞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축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그가 가진 본질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국내 최초 오페라 전용 시설로 설립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기반으로 하여 약 두 달간 다양한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다는 점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만이 가진 본질이다. 또한 오페라 축제에서 펼쳐지는 작품들은 '무대'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오페라는 '무대'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 관객은 '무대'를 통해 오페라의 극 안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우리는 '무대'와 '오페라'를 중심으로 컨셉을 구상하였다. 일정한 대지 위, 오페라를 상징하는 알파벳 'O'를 비중 있게 삽입하여 무대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작품을 표현하였다. 여기서 'O'는 중요한 그래픽 모티프로, 오페라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만든다. 'O'의 과감한 배치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알파벳 속에 각 오페라 작품의 작가를 삽입하여 오페라의 본질을 표현하였다. 사각형으로 배치된 텍스트는 디자인이 적용될 레이아웃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데, 이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을 상징한다. 더불어 전 세계의 수많은 작품과 사람이 오르는 무대임을 내포한다. 완성된 그래픽 모티브는 포스터, 티켓, 리플렛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되며, 상황에 따른 디자인의 비율과 레이아웃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유동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하였다. 축제를 위한 컬러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가장 오랜 기간 사용되었던 '레드'를 바탕으로 하여 정체성을 단단하게 구축하였다. 오페라의 클래식함과 강렬함을 상징한 컬러이며, 기존의 것보다 채도를 높이고 무게감을 더하여 국제적 축제로써의 품격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ARTICLE 01
할머니학화도호과자, 기업의 역사가 곧 브랜드 자산이 된다
미국 애틀란타에는 코카콜라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100년 전 처음 만들었던 코카콜라 병의 변천사와 함께 코카콜라를 발명한 존 펨버턴 박사 이야기, 포장 라벨의 변화,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광고 포스터, 제조 과정의 체험 등 코카콜라의 역사를 아카이빙하여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코카콜라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며 브랜드의 아우라를 느낀다. 이것이 바로 오래된 브랜드만이 가진 힘이 아닐까. 기업의 역사를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에게 인상 깊은 브랜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 오래된 공예품이 미술사적으로 의미를 지니는 것과 같이, 역사를 가진 기업의 디자인은 그 자체로 영향력과 가치가 있다. 옛것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난다. 낡아 보이는 것을 쉽게 폐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할머니학화호도과자는 1934년 천안에서 호두과자를 최초로 개발하여 86년 동안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서 제빵 기술을 배워온 ‘조귀금' 할아버지는 새로운 빵의 개발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아내 ‘심복순’ 할머니가 천안 특산품인 호도와 흰 팥을 이용하여 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빵을 만들자고 제안하셨다. 연구 끝에 호두 모양의 틀을 개발하여 탄생한 빵이 호두과자의 시초가 되었다. 이후, 학화호도과자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으며 성장해 왔다.
4대째 이어져 온 뿌리 깊은 기업이지만,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전통 방식을 고수하여 빵을 만든다. 매번 가마솥에 끓여 수작업으로 팥앙금을 만드는데, 기성품을 사용하는 다른 호두과자가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맛을 낸다. 그러나 호두과자가 유명해지면서 다른 가게에서도 비슷한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학화할머니호도과자는 원조임을 밝히기 위해 상징성을 지닌 ‘심복순’ 할머니의 얼굴과 한적한 산중에서 옛 과자를 먹는다는 의미의 ‘古果山房(고과산방)’ 한자를 포장지에 새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원조임을 표기하기 위한 방편들은 점점 낡은 것처럼 보였다. 흐트러진 부분을 찾아 정리하고 현시대에 발맞춰 새로움을 불어넣는 리브랜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이디어두잇은 오랜 시간 할머니학화호도과자가 쌓아온 브랜드 자산을 분석하고, 브랜드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현시대에 맞는 브랜드 리뉴얼을 제안하였다.
◼ 역사를 가진 브랜드, 학화의 정통성 재정립
프로젝트의 첫 미팅에서 클라이언트는 낡아 보이는 이미지를 청산하고, 새롭고 젊은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에는 세월을 따라 켜켜이 쌓여온 이야기가 존재한다. 소소해 보이는 창업가의 작은 이야기, 포장지에 그려진 작은 그림이나 패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정겨운 간판의 서체 등, 낡아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이 브랜드의 중요한 정체성이자 모티브가 될 수 있었다.
80여 년의 세월 동안 끊임없이 쌓아온 브랜드의 철학과 이미지는 학화의 역사적 자산이자, 그들만의 정체성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유행에 편승하기보다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활용하여 본질에 집중한 아이덴티티를 개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하였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포장지에 새겨진 독특한 사각 패턴과 대비가 강한 보색의 컬러를 조금 더 정돈된 방식으로 패키지를 디자인하였다. 로고는 학화호도과자 터미널 점에서 사용된 상징성 있는 서체를 활용하여 정돈하였다. 학화호도과자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도움을 주었던 ‘할머니’ 이미지는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기억하는 중요한 브랜드 상징이었기 때문에 유지하되, 기존의 븕은 격자 패턴을 활용하여 새로운 질감을 표현하였다. 또한, 할머니가 지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우표와 엽서를 활용하여, 할머니의 가치관과 신념을 대대로 간직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전반적으로 기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오래도록 자리 잡아 온 시각적인 자산들은 유지하되, 현 시대적 맥락에 부합하는 세련된 방식으로 디자인을 풀어내었다.
만약 학화호도과자가 오래된 것들을 폐기하고 새로운 옷을 입었다면 어땠을까? 당장은 젊고 트랜디한 이미지로 시선을 끌 수는 있겠지만 그들이 쌓아온 80여 년의 역사와 손님들이 기억하던 옛 과자의 추억은 화려함 속에 감춰졌을 것이다. 이미지는 시대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낡아진다. 시대에 발맞춰 리브랜딩을 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브랜드는 오랜 브랜드가 지닌 시간의 깊이, 추억과 이야기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역사가 곧 아이덴티티 인 것이다.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무엇인가?
1934년에 탄생한 브랜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지켜온 것과 잊혀진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 해답은 소비자에게 오랜 시간 각인되어 온 호두과자 상자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반세기 넘도록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한편, 그 상자에는 학화의 모든 시각적 자산이 들어있었다. 할머니의 이미지, 고과산방 패턴과 색상, 그리고 가장 눈에 띈 것은 박스 전체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빨간 격자무늬였다. 브랜드를 기억할 때 사람들은 이름보다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라 생각했고, 그 자산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신경을 쓴 부분은 옛것과 새로움의 균형과 조화다. 과거에 사용된 그래픽 요소를 정리하여 리뉴얼함과 동시에 브랜드 무드와 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 또한, 개발된 디자인을 학화 내부 직원들이 활용할 때도 동일한 톤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쓰며 작업을 하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은?
패키지 제작이 가장 어려웠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접점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지점, 그리고 가장 오래 기억하도록 하는 매개물은 결국 패키지라 생각하였다.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현장에서 포장을 담당하는 작업자들과의 소통도 중요했다. 지기 구조 형태와 소재의 변화는 90년 가까이 고수해 온 제작 시스템과 현장 작업자들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만 했다. 포장지 평량까지 미세하게 느끼는 작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였다.
프로젝트를 하며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할머니학화호도과자는 대한민국 광복 이전에 탄생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다. 한 지역 문화를 이어가는 역사적 브랜드와 함께 일할 수 있어 기뻤고, 브랜드 리뉴얼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새롭게 생산되는 디자인 운영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아이디어두잇 선임디자이너
유아람
[sbbB] 38
<더 시즌즈>, 독특한 개성을 글꼴 안에 담아내는 법
글꼴에 개성을 담는 방법에 대하여
시즌 1~4 타이틀 디자인: 채희준 디자이너
시즌 5~6 타이틀 디자인: 김지혜 디자이너, 이선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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